돈으로 본 국가정체성
강성환 대구광역시의원
8.15광복절 75주년이다. 광복이후 우리나라는 상전벽해의 변화를 만들었다. 황국신민에서 벗어나 자유민주국을 만들었다. 한강의 기적에서 시작해서, 2019년 7월 1일 일본의 경제보복을 계기로 ‘일본의 가마우지’였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탈일본(脫日本)’이란 발언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역질(疫疾)을 ‘K방역’이라는 극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2010년 대구시 관료출신 모 여성께서 시의원 공천에 응모해 공천심사위원들의 질문을 받았다.“남성도 공천이 어려운데 여성이 응모하시니 뾰쪽한 뭔가 있는가요?”라는 황당한 압박질문이었다. 오만원권 신사임당 한 장을 지갑에서 책상에 탁 내놓으면서 “대한민국 한국은행이 공인하는 액면가로는 여성 1명이 남성 5명을 당한다는 의미로 압니다. 이의가 있습니까?” 고액권을 뇌물 등 비리에 사용 때에 ‘남성 위인’을 욕보이는 것보다 ‘가장 도도한 치맛바람과 엄마찬스의 여성 위인’이 접대용으로 최고로 효과가 있다고...
그러나 1930년대 조선총독부에서는 ‘황국신민의 서사’에 맞춰 제작한 ‘수신서(修身書)’ 교과서에 현모양처(賢母良妻)의 모델로 신사임당을 제시한 뒤부터 그분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든 책과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여성위인이었다. 또한, 역사교과서는 사색당파, 붕당론, 사대사화 등을 각인시켜 정쟁모델을 제시했다. 결국 율곡선생과 퇴계선생이 당쟁의 대표선수로 화폐인물이 되었고, 오늘날 국회에서는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변혁했다. 오늘날도 신사임당은 여전히 존경받는 인물이다. 왜냐하면, 국가고시 9번에다 장원급제 한 ‘공부의 신’ 아들을 키워낸 엄마찬스에다 모자가 화폐인물로 등장한 모자찬스까지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충무공 이순신은 500원 지폐에서 500원 동전으로 다시 100원짜리 동전으로 떨어지는 꼴불견을 당했다. 양심 있는 백성이라면 100원짜리 동전에다가 조용히 귀를 대고 들으면 : “애국요? 나를 보면 아시겠는데 값 떨어지는 일입니다.”, “말로는 성웅이지. 길가에 있는 거지에게 줘도 욕먹고, 젖먹이 아이들까지 안 받는 100원짜리 동전이 대접입니다. 아이도 어른도 손톱으로 탁 튕겨 늙은이를 뺑뺑이 돌리고 있다네. 미치고 환장할 일이지.”
한편으로 우리가 욕하는 일본을 보면 만엔권 화폐인물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1835∼1901)로 ‘일본은 아시아에서 벗어나 세계로 나아가자(脫亞論)’와 조선과 대만을 식민화로 부국강병을 주장한 저술가였다. 오천엔권은 히구치 이치요(樋口一葉, 1872∼1896) 근대여성작가로 24세에 요절한 민족문학개척자다. 천엔권에는 3명이 있는데 i) 시부사와 에이치(涉澤英一, 1840∼1931)는 대장성 관료로 일본제일은행 창설자 등의 사업가, ii) 기타자토 사바사부로(北里柴三郞, 1853∼1931)는 1901 노벨생리의학상 후보자에 올랐던 세균학의 아버지이며 교육자였다. iii) 나머지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 1876∼1928)는 매독균을 발견한 세균학자이며 의사로 노벨생리의학상 후보자로 공천된 인물이다. 이들 화폐인물을 통해 직감할 수 있는 건 진취적 기상과 부국강병을 정체성으로 하고 있다.
참으로 다행이다. 늦었지만 2019년 우리나라에서 탈일본론(脫日本論)이 대두되었다. 2020년에는 화폐인물과 국가정체성을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애국과 독립운동을 정체성으로 안중근, 김구, 안용복(혹은 이사부), 유관순, 지청천 등의 인물을 진취적 호연지기로는 광개토왕, 장보고, 이순신, 장영실 등을 화폐모델로 교체해 국가정체성을 바꿔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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