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람들의 건강과 친목을 위해 조직된 단체
옥포읍 교항리‘다리목 산악회’ 시산제 지내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반을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고 했다. 그만큼 건강이 중요하다. 농사를 짓기 위해 일하는 것은 노동이지 운동이 아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수영,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에어로빅, 헬스 등 다양한 종류의 운동들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등산이다. 등산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좋다.
지난 11일, 옥포읍 교항리(이장. 김용순)를 근거지로 두고 있는 다리목 산악회(산대장. 김용암)는 사천 남일대 둘레 길에서 시산제(始山祭)를 지냈다. 시산제는 해마다 새해가 시작될 무렵에 산악인들이 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말하는데 1월은 정기총회로 대신했고 계묘년 첫 산행이었기 때문에 이날 지낸 것이다.
시산제는 먼저, 회장이 집사로부터 잔을 받아 땅에 3번 나누어 붓고 3배하여 신이 내리도록 하는 강신(降神)의식을 행했다. 그 다음, 첫잔은 초헌관인 김영호 회장이 올리고 전 회원이 경건한 자세로 꿇어앉아 이성기 총무가 대독(代讀)하는 축문을 경청했다.
“2023년 음력 1월 21일 다리목 산악회 회장 김영호는 회원 모두와 함께 사천 남일대에서 주, 과, 포를 진설하고 산신령님께 삼가 고합니다.
우리 다리목 산악회 회원 일동은 자랑스러운 조국강산을 두루 탐방하여 심신을 연마하려 합니다. 바라옵건데 금년에도 우리 다리목 산악회를 굽어 살피시어 회원 모두에게 안전한 산행이 계속되게 하시고 참신한 회원이 충원되어 날로 번창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가화가 있으시기를 간절히 소원하나이다. 이제 다리목 산악회 회원일동은 보배로운 조국강산이 자손만대까지 이어지기를 빌면서 사천 남일대에서 산신령님께 이 잔을 올리오니 신령님이시여 정성을 대례로 흔쾌히 받아 주소서”
축문 대독이 끝나고 아헌관은 임영자 여 부회장, 종헌관은 이성기 총무가 맡아 각각 잔을 올리며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고, 원로 순으로 잔을 올린 뒤 마지막으로 소지하고 음복했다.
다리목 산악회는 2010년 11월, 현 경로회장인 김영호 회장(75)과 몇몇 분들이 주민들의 건강과 친목을 다지기 위해 회원 55명으로 조직하였는데, 첫 산행으로 단풍이 아름다운 내장산을 다녀왔다.
다리목이란 430여 년 전, 성산 이씨가 처음 정착하였을 때 큰 다리가 놓여 있었다는데서 유래되어 대리목, 댈목으로 오늘날까지 불리고 있는데 법정동으로 다리 교(橋)자와 목 항(項)을 쓴 교항리를 말한다.
산악회는 농촌지역이라 농번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 10회 산행하기로 했다. 혹한기인 1월에는 정기총회로 대신하고,‘바람 달’이라고 하여 결혼도 하지 않는 음력 2월(양력 3월)은 농사로 바쁜 달이기도 해서 피하기로 했다.
그 외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2년 째 진행해 오고 있다. 평균 30~35명이 참석하는데 앞서 말했듯 농촌지역으로 수박. 참외를 재배하는 곳이라 농번기에는 젊은 세대들의 참석은 쉽지 않다.
이태숙씨는 “지금까지 서너 번 빠지고 거의 다 참석한 것 같다. 모종을 키워 판매하는지라 비닐하우스에서 살다시피 하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그걸 풀기 위해서라도 산행하는 날만큼은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해놓고 간다. 숨통을 틔워주는 모임인 산악회가 우리 마을에 있어 참 좋다”고 했다.
김영호 회장은 “지금까지 산행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이 참석해준 덕분이다. 농촌이라 공기는 좋지만 아름다운 명소를 찾아 기분 전환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산악회라도 있으니 한 달에 한번이라도 모이지 이런 모임도 없으면 이렇게 모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김용순 이장은 “다리목 산악회라고 해서 교항리 주민만 참석하는 것은 아니다. 살다가 동네를 떠난 사람들이나 이웃마을 사람들이 참석하겠다고 하면 비회원으로 참석할 수 있다. 마을 단위의 산악회는 옥포읍 자연부락에서는 우리 마을 다리목 산악회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우남희 기자(Woo795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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