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홀수 날은 남자, 짝수 날은 여자! 옥포읍 신당리 농업인 피로회복실

비슬신문 2023. 1. 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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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수 날은 남자, 짝수 날은 여자!

옥포읍 신당리 농업인 피로회복실

 

지역 특산물이 있다. 달성군 9개의 읍·면 중, 옥포읍 신당리는 수박과 벼농사가 그 특산물이다. 옥포 마개들은 추수가 끝나면 온 들판이 하얀 비닐하우스 물결을 이룬다. 수박을 짓기 위한 하우스다. 이 안에서 하루 종일 땀 흘리며 일한 농민들은 들일을 마치고 귀가하면 농업인 피로회복실을 찾는다.

신당리 농업인 피로회복실은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을 위해 2003년에 지은 일명 목욕탕이다. 일반 목욕탕처럼 탕은 없고 바가지를 이용하며 습식 찜질방은 폐쇄되어 지금은 옥 찜질방만 사용하고 있다. 탕이 없으니 옥 찜질방에 들어갔다가 간단하게 몸을 씻는 곳이라 주민들은 목욕탕이라는 말 대신 찜질방이라고 말한다.

옥포읍 신당리 농업인 피로회복실 우남희 기자

직장인들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 퇴근하지만 농민들은 해가 져야 들일을 마치기에 계절마다 마치는 시간이 다르다. 주민 8할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다. 찜질방에 오는 시간이 비슷하여 한꺼번에 몰리면 공간이 넓지 않아 자리가 부족하다.

일반 목욕탕은 남탕과 여탕이 분리되어 있지만 이곳은 홀수 날엔 남자들이, 짝수 날엔 여자들이 이용하는데 여자들의 숫자가 월등히 많다. 한 달 동안 남녀 각각 13일은 목욕할 수 있다.

탕이 없는 목욕탕 우남희 기자

한 여름인 7~8월 두 달 동안은 집에서도 씻을 수 있기 때문에 휴무하고, 그 외에는 매주 화요일 휴무하며 이용시간은 오후 3시부터 9시까지다. 마을 노인들은 대부분 5시 전에 찜질방을 이용한다. 젊은 사람들이 들일을 마치고 오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농업인 피로회복실이라고 해서 농민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인들이나 이웃 마을 주민

 

들도 이용할 수 있다. 목욕비는 여러 차례 인상되었다. 월 만원에서 시작하여 13,000원을 내다가 올해 초 인상하여 월 30,000원으로 처음에 비해 3배 인상되었다. 이용객 수도 초창기보다 절반 이상이나 적은 35여 명에 불과하다. 처음엔 관리인을 두어 관리했지만 그 뒤,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은 적도 있었다. 그 당시, 부녀회장이 부녀회에서 봉사하겠다며 다시 문을 열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찜질방내에는 몸을 씻는 곳 외에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기구가 있지만 주로 여름에 많이 이용하고 겨울에는 이용객 수가 몇몇 뿐이다.

 

신소란(68)님은 찜질방이 있어 이틀에 한 번씩 목욕하는데 피로가 풀려 개운해서 잠이 잘 온다. 일하느라 흙 묻은 차림에 목욕탕이 있는 곳까지 차타고 가지 않아도 되고 시간 절약도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용객 수가 감소하여 문 닫을까 걱정된다.”라고 했다.

체력단련실 우남희 기자

 

찜질방을 지금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온 정정희 전 부녀회장은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부녀회에서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고 어려운 일을 신임 회장에게 떠넘길 수 없어 지금까지 책임 맡고 있는데 시간 맞춰 문을 열고 닫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일이 있어 외출하려고 해도 마음 놓고 나갈 수도 없다. 또 기계가 오래되어 걸핏하면 고장 나는데 수리비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달성군 관내 농업인 피로회복실이 몇 곳 있었지만 오래 전에 다 없어지고 이곳 신당리 마을에만 남아 있다. 인구감소는 신당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인구 유입이 없으니 회원 수가 늘어나지 않아 운영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주민들은 정부나 달성군 차원에서 좀 더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남희 기자(Woo795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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