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지역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 시집

비슬신문 2023. 3. 9. 10:35
반응형

지역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 시집

달성 지역의 사랑을 진솔한 시어로 풀어

 

2007'대구문학'으로 등단한 신혜지 시인의 '누부야, 꽃구경 가자'를 출판사 시와반시에서 펴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여 그가 몸담은 대구 달성 지역의 사랑을 진솔한 시어로 풀어냈다.

 

새벽어둠 가르며/ 비슬 산문山門에 들다// 대웅전의 석등/ 속인의 발소리에 눈꺼풀 치켜뜬다// 정화수에 귀를 씻고/ 목청 다듬는 청동 물고기 몇 마리// 목탁 귀 따라간다/ 맑은소리 나이테 두른 구름// 느티나무 눈동자/ 끔벅끔벅 열리고 있다// 눈 감아도 눈 떠도/ 잔상은 고요의 지느러미 살랑이는데// 문득, 태양의 죽비 뜨겁게/ 비슬 산문을 내리친다’(유가사 전문)

 

특히 연작시 '비슬산 흰진달래''달창지 벚꽃길'에서는 지역을 소재로 삼아 시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흰 속살 살포시 드러내/대를 이어 피었네//꽃샘바람 불 때마다/청렴청렴 흔들리며 홀로 핀 눈물이여//붉은 무리 속 피멍 든 순결/꽃의 허물 덮어쓴 아득한 탄핵//구근久勤의 노여움 하얗게/태양을 향해 핀다'('비슬산 흰 진달래 1'전문)

 

지역시에 관한 주체적 인식이 오롯이 담겨 있어 주목된 '비슬산 흰 진달래1'은 유튜브 조회 수 10만을 넘긴 작품으로 이미 독자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성모 문학평론가는 "지역의 사회적 역사적 조건이 시인에게 반영된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시인이 지역의 역사적 사회적 조건을 형성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는 여울목에 지역 시가 자리 잡은 것"이라고 평했다.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그 허망의 끝자락에서 비로소 죽음은 따뜻한 상처이고 후끈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는 지점이 신혜지 시의 정점이다. 희망은 신혜지 시의 사상이며 삶의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경북 고령에서 태어난 신 시인은 지난해 한올문학상을 수상했고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 회장을 지냈다.

 

우남희 기자(Woo7959@daum.net)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