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열대야! 운동이 보약이다!”
-무더위 이기는 화원의 허파 뱀산(배암산)의 새벽
-‘더위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는 것’
대프리카.
여름철 대구를 나타내는 말인 대프리카는 대구+아프리카의 신조어이다.
대구는 폭염만큼은 대한민국 1등이다. 그중 달성군은 대구에서 1등(?)이다. 지난 13일 달성군 최고기온이 39.5도로 5주째 계속된 폭염특보의 정점을 찍는 가마솥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폭염과 열대야에 억지로 휴식과 잠을 청하기보다 운동으로 폭염을 즐기며 이겨내는 군민들도 늘고 있다. 비슬산, 강정보, 사문진 등 산과 강은 물론 주택가나 학교 운동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임에도 운동에 열중하는 다수의 군민을 보게 된다. 지난 11일, 화원읍 허파, 보물이라고 일컫는 뱀산을 탐방했다.
◈‘더위 날리는 에어로빅으로 건강 지켜요!’
-17년 역사의 뱀산 에어로빅팀
오전 6시, 한우아파트에서 뱀산 초입에 들어서니 멀리서부터 경쾌한 음악 소리에 흥이 절로 난다. 그 소리에 이끌려 소나무 숲길을 따라 5분간 올라오니 상수도 배수지에 마련된 에어로빅 현장을 마주한다. 쿵쾅거리는 음악소리에 절로 흥이 난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40대부터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분까지 열심히 에어로빅을 따라 하는 사람들의 땀에 젖은 얼굴에서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에어로빅 교실에서 만난 김용희(73·화원읍) 총무도 17년 동안 매일 새벽 눈을 뜨면 집 근처 뱀산 공원에 나온다. 김 씨는 “별도로 시간과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이웃 주민들과 에어로빅 강습을 받을 수 있다”며 “음악에 맞춰 신나게 운동을 하다 보니 다이어트가 절로 되며, 계속된 열대야로 몸도 마음도 힘든 지친 일상이지만, 아침에 상쾌한 에어로빅 후 건강한 하루를 시작한다”며 말했다. 인터뷰하면서 살짝 연세를 여쭤봤다. 일흔세 살이란다. 깜짝 놀랐다. 자친(慈親)과 나이가 같은데 10년은 젊어 보였다.
에어로빅은 평상시 쓰지 않는 근육을 골고루 움직이게 하는 전신운동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운동이다. 특히 한국식 에어로빅은 힙합과 재즈, 라틴, 다어어트 댄스 등 다양한 댄스 동작을 접목해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 또한, 파워 스트레칭, 근력운동으로 체력강화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쾌한 스텝과 시원한 스매싱~
-폭염을 날려 버리는 뱀산 배드민턴 동호회
에어로빅 교실 옆 배드민턴 코트에서 경쾌한 스텝과 시원한 스매싱이 한창이다. 가족 혹은 동료끼리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운동 중 대표적인 종목이 배드민턴이다. 언제 어디서나 라켓과 셔틀콕만 있으면 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뱀산의 배드민턴 장은 코트가 2면이다. 20여년 전 동호회 회장이었던 故김호곤 회장과 회원들이 진흙탕이었던 배수지를 굵은 모래를 넣어 일군 코트에 10여년 전 달성군의회 정종태 군 의장의 노력으로 조명과 네트, 컨테이너 창고가 달성군으로부터 제공받았다. 그리고 1면은 동호회원 자비로 구매했다.
뱀산 배드민턴 동호회 김말순(67) 총무는 “무더운 날씨에 나이 들어 방안에서 부채질하는 것보다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훨씬 낫다”며, “주로 부부와 가족으로 구성된 뱀산 배드민턴 동호회원 35명은 새벽 5시 30분부터 8시까지 매일 배드민턴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순간적인 스피드와 순발력 증진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배드민턴을 치다 보면 요즘 같은 폭염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부부 동호회원은 “가끔 사정상 운동을 하지 않고 집에 가는 날은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지만, 운동을 한 날엔 숙면을 취한다”면서 “부부가 함께 운동하면 금실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역사 깊은 뱀산 새아침회 테니스 동호회
-강력한 서브와 시원한 스매싱에 녹아있는 예와 인성
39도가 넘는 불볕더위도 뱀산 테니스 애호가들의 뜨거운 열정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뱀산의 가장 위쪽에 자리한 테니스장은 에어로빅과 배드민턴과 또 다른 열기가 맘껏 내뿜고 있었다. 라켓을 사용하는 운동 중 강한 힘과 세밀함을 동시에 필요로 하므로 다양한 연령대의 운동마니아들이 선호하며 특히, 한번 입문하면 평생 운동이 되는 경우가 많다.
뱀산 새아침회 테니스 동호회는 80년대 초에 결성된 팀으로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천보용 회장을 비롯해 코치진과 회원 등 3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회원의 연령대는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역사가 긴 만큼 회원들의 테니스 수준은 수준급을 넘어섰다. 예와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인이자 사업가인 천보용 회장은 “테니스를 통해 운동의 즐거움과 회원 간 친목을 추구하는 새아침회는 회원 대부분이 오래된 친구 같다”며, “기분 좋은 친구와 아침에 땀으로 몸을 적시고 나면 요즘 같은 무더위도 한 스매싱에 날려 버릴 수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40년 경력의 강성환 회원은 “테니스는 꾸준히 레슨을 받으면서 연습경기를 해 나가지 않으면 쉽게 실력이 향상되기 힘든 스포츠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면 스매싱의 쾌감과 복시 파트너와 호흡에서 생기는 신뢰와 배려심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인생 스승이다”라고 테니스의 매력을 말하며, “운동을 통해 여름엔 몸의 열을 방출하고 겨울엔 몸에 열을 발생시켜 삶의 긍정 에너지를 다함께 만들자”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새벽 두 시간의 뱀산은 어느 곳보다 뜨거운 운동 현장이었다. 뱀산은 남동쪽으로 5번 국도와 마주하고 시계방향으로 현대, 동산, 평광, 에덴타운 천내 초·중학교, 래미안, 삼우청솔, 청구창신, 한우아파트와 맞대어 있다. 뱀 모양을 닮은 뱀산의 서쪽으로 양반산이 있다. 그리고 그 중간지점(보성맨션)에 지금은 고속도로 때문에 없어지고 일부분만 남아 있는데 이 산을 개구리 산이라 하였다. 옛날에 배암산의 배암이 개구리 산의 개구리를 잡아 먹으려고 고개를 내 뻗기에 뒤에 앉았던 양반산의 양반이 예끼 놈 하며 무릎을 탁 쳤다. 그러니까 배암산의 배암이 고개를 획 돌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화원읍민의 허파 같은 뱀산은 많은 군민이 찾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게 주변 환경은 많이 낙후되어 있었다.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아 산허리가 파헤쳐졌고 배드민턴장을 비롯해 경기장은 웃자란 풀로 보기에 흉했다. 에어로빅 교실이 열리는 배수지는 비 가림막 시설이 없어 우중에는 운동할 수 없으며, 정자 기둥에 매달린 스피커는 음악소리를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 김말순씨는 “10여년간 군청과 읍사무소에 지속적으로 지원을 읍소했으나 달라진 곳을 아무것도 없다. 천혜의 자연환경인 뱀산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화원읍민의 소중한 휴식 및 운동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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