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 "학교 측 회유 및 회의록 지연으로 구제 기회 박탈" 주장
- 교육청 "법정 기한 준수해 정보공개… 청구 기한 놓친 건 학부모 과실" 반박
- 가해 학생, 가정법원 송치 처분 중 임원 당선돼 '규정 미비' 도마 위

[대구=더피플매거진] 대구 서구 이현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이 가해 학생의 전교 임원 당선 논란을 넘어, 피해 학생 구제 절차를 둘러싼 학교·교육청과 피해 학부모 간의 진실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피해 학부모 측은 학교 측의 회유와 교육청의 비상식적인 회의록 제공 지연으로 행정심판 청구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관할 대구서부교육지원청은 절차상 하자가 없었으며 기한을 넘긴 책임은 전적으로 학부모에게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 "말리다 전치 8주 중상"… 가해자는 법원 처분 중 '전교 부회장' 당선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현초 5학년 B군은 학교 밖에서 하급생에게 언어폭력을 가하던 6학년 A군을 말리다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이로 인해 B군은 치아 3개가 파절되고 전치 8주의 진단을 받는 등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가해 학생 A군의 행보다. A군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의 조치를 받고 가정법원에 송치된 상태였음에도, 아무런 제재 없이 전교 부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피해 학부모 C씨는 "범죄 사실로 처분을 받는 학생이 전교생의 대표가 되어 완장을 차고 다니는 현실은 피해 학생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는 "도덕적 비난 가능성은 인지하나, 현행 학교 규칙상 학폭 가해자의 임원 출마를 제한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어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논란이 확산되자 향후 관련 규정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회의록 미작성 핑계로 시간 끌기" vs "법정 기한 준수, 기한 도과는 학부모 탓"
양측의 입장이 가장 첨예하게 엇갈리는 지점은 '행정심판 청구' 무산의 책임 소재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학부모 C씨는 교육청의 고의적인 지연 행정을 주장했다. C씨는 "8월 6일 회의록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담당자는 '학폭 심의가 끝난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았다'며 작성이 되는 대로 보내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C씨는 "통상 학폭위 종료 후 교육장 결재와 회의록 작성 등 행정 절차가 1주일 이내에 완료되는 것으로 아는데, 3개월이나 지났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결국 8월 20일에야 회의록을 받을 수 있었고, 교육청이 검토할 시간을 뺏어놓고 날짜를 문제 삼아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서부교육지원청은 10일 설명자료를 배포하며 반박했다. 교육청 측은 "민원인에게 조치 결과가 통보된 날은 5월 20일(화)이므로, 행정심판 청구 기한은 8월 18일(월)까지였다"고 설명했다. 학부모가 심판을 청구한 날짜는 8월 20일(수)로, 이미 기한이 이틀 지난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회의록 정보공개는 청구일로부터 법정 처리 기한인 10일(공휴일 제외)을 준수하여 8월 20일에 통지했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행정심판은 회의록 열람 여부와 관계없이 기한 내 제기할 수 있음에도 이를 놓친 것은 안타깝지만 학부모의 귀책사유"라며, "지난 12월 2일 피해 학생 보호자가 교육지원국장과의 통화에서 우편물 확인 지연 등 본인 과실을 인정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 "교장이 행정심판 막으려 회유" vs "절차 설명했을 뿐, 사실무근"
학교장의 부적절한 언행 여부를 두고도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 C씨는 "교장이 면담 과정에서 '행정심판을 하면 담당 교사가 그만둘 수 있다', '머리가 아프다'라는 식의 발언을 하며 사실상 불복 절차 포기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부교육지원청이 해당 학교를 방문 조사한 결과, 학교장은 "행정심판 불복 절차의 복잡함을 설명하려 했을 뿐, 청구를 막으려는 의도의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교육청 측은 "학부모가 관련 녹취를 제출한다면 사실관계를 명확히 재확인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밖에도 '분리 조치 미희망 동의서' 강요 의혹에 대해 교육청은 "사건 초기 대면 조사 시 학부모가 분리를 원치 않아 절차를 안내했을 뿐이며, 이후 학부모가 분리를 희망하자 즉시 7일간의 동선 분리 등 조치를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임원 자격에 대한 제도적 허점과 더불어, 피해 구제 절차를 둘러싼 교육 당국과 학부모 간의 극심한 소통 부재와 불신을 여실히 드러냈다. 피해 학생의 온전한 회복과 무너진 '교육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양측 주장에 대한 철저한 사실 규명과 제도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학부모 C씨는 "이번 사건을 겪으며 피해 학생의 고통과 치유보다는 학교의 안위가 더욱 중요하게 처리되는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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