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미나리로 봄을 부른다!
‘시인과 농부’를 찾아서
요즘에는 제철 음식이 따로 없다. 비닐하우스를 통해 작물을 재배하기 때문이다.
엊그제가 입춘이었지만 한 달 여 전부터 향긋한 향으로 파릇파릇 봄을 노래하는 채소가 식탁에 오르고 있다. 미나리다. 필자가 사는 인근인 화원읍 본리리, 화원읍 명곡리, 옥포읍 등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주말이면 재배지 주변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주차장을 별도로 만들어 영업하는 곳도 적지 않다. 요즘 각종 모임을 이곳에서 하는 이들이 많다.
하우스마다 개성 있는 상호를 내걸고 손님을 부른다. 필자가 찾아간 곳은 옥포에 있는 미나리 하우스(시인과 농부 대표. 문시인. 49)였다. 필자가 이곳을 찾은 것은 상호가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다.
상호를 보면 농사지으면서 시를 쓰는 농부시인임에 틀림없다. 같은 문학인으로 만나 뵙고 싶은 생각에 찾아갔다. 허나 대표는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니라 본명이 시인이었다. 상호가 필자가 궁금증을 가졌던 것처럼 뭇사람들도 그러리라 생각하며 잘 지은 간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인 씨는 사업을 하면서 농번기 때는 본가에 일손을 돕곤 하다가 7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미나리를 재배하고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논과 비슷한 습지에 미나리를 기르는 곳을 미나리꽝이라고 했는데 요즘에는 하우스에서 재배하는지라 그런 말을 듣기가 쉽지 않다.
미나리는 겨울 미나리와 봄 미나리가 있다.
겨울 미나리는 한 달 동안 저온 창고에 보관해 얼리는 냉(冷)을 받쳐 씨 뿌리면 65일~70일 만인 12월 중순에 출하하는 것을 말하며, 봄 미나리는 9월 말~10월 초에 씨 뿌리면 11월 중순에 자란 것을 베서 버리고 12월 초에 하우스 문을 열어 냉(冷)을 받친 후 저녁 6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매일 물을 공급하여 2월 중순 경에 출하한다.
미나리를 재배하기 위해 150~170m 지하수를 파서 물을 끌어올려 사용한다. 그렇다고 물만 있으면 쑥쑥 자라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도록 영양분인 유박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만 추운 날씨에 무논에서 미나리를 베고, 다듬고, 씻는 작업이 많이 만만치 않다. 하루에 300~400kg을 수작업으로 베고 다듬어서 판매할 수 있는 양은 벤 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0~60kg 정도 된다. 이걸 적정한 양으로 800g을 봉지에 나누어 담으면 40~50 개가 된다.
미나리를 먹는 방법으로는 무쳐서 나물로 해서 먹거나, 생선 등을 이용한 탕, 국 요리의 비린 맛을 제거하는 데 많이 사용하며, 데쳐 소고기나 계란지단을 돌돌 말아서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생 미나리로 먹을 수 있고,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또 삼겹살과도 잘 어울려 구운 삼겹살에 생 미나리를 둘둘 말아 먹는데 봄철 미나리와 삼겹살은 별미 중에 별미다.
미나리의 효능을 동의보감에서는
- 알콜 대사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어 숙취해소나 해독에 도움을 주며,
- 머리를 맑게 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대장의 활동을 좋게 하여 변비를 없애주며,
-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안정,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며,
- 비타민 A가 아주 많아 비타민의 보급원이 되며
- 발한작용과 보온작용, 이뇨작용이 있다.
- 땀띠가 심할 때 즙을 바르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입춘이 지나 봄이 멀지 않은 2월, 햇미나리와 삼겹살을 파는 가게로 찾아가 겨우내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봄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남희 기자(Woo795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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