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대구] 노곡동 침수, 막을 수 있었다… 조사단 "고장 방치·운영 미숙이 부른 인재"

더피플매거진 2025. 8.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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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원인은 ‘수문 고장’… 배수능력 97% 상실한 채 방치
제진기 가동 지연, 잘못된 매뉴얼, 관리주체 이원화 등 ‘총체적 부실’
조사단, ‘관리주체 일원화’ 및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등 항구 대책 제언

대구시 북구 노곡동 일대의 침수 예방을 위해 마련한 배수처리 현황표. @대구시


[대구=더피플매거진] 지난 7월 17일 대구 노곡동 일대를 물바다로 만든 침수 사고는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은 4일 최종 브리핑을 통해 “시설물 고장 방치와 운영 미숙, 비효율적인 관리 체계 등 총체적 부실이 사고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조사단이 첫 번째로 꼽은 결정적 원인은 ‘직관로 수문 고장 방치’다. 노곡동 마을의 빗물을 금호강으로 바로 빼내는 핵심 시설인 직관로 수문은 폭우 시 100% 열려있어야 했지만, 사고 당시에는 통수단면적의 3.18%만 열려있었다. 이미 지난 3월에 고장 난 수문을 임시 조치 후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방치해, 배수로가 아닌 ‘댐’의 역할을 하며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자 문제는 연쇄적으로 터졌다. 직관로가 막히자 상류의 모든 빗물과 잡목 등 유송잡물은 배수펌프장의 제진기(이물질 제거 장치)로 한꺼번에 쏠렸다. 하지만 제진기마저 즉시 가동되지 않았고, 뒤늦게 작동했을 때는 이미 쌓인 협잡물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멈춰 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류 산지 계곡물을 분리 배수해야 할 고지배수로의 수문마저 잘못된 매뉴얼에 따라 닫혀있어 모든 물길이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

조사단은 이러한 개별적 문제의 근본에는 비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39개의 유사 시설 중 유일하게 대구의 2곳(노곡동, 다사서재)만 상류 시설(북구청)과 하류 펌프장(대구시)의 관리 주체가 이원화돼 있어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조사단은 항구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히 제언했다. 단기적으로는 고장 시설의 즉각적인 보수와 우기 시 인력 보강, 상류 유송잡물 차단 시설 설치 등을 주문했다.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상·하류 시설의 관리주체를 하나로 합치는 ‘운영관리체계 일원화’ △수위 자동 측정 센서와 자동화된 제어 시스템을 갖춘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지하저류조 등 비상 배수시설 확충 등을 통해 노곡동 방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승섭 조사단장은 “오늘 제시된 의견들이 정책에 적극 반영되어 다시는 노곡동 주민들이 재난으로 고통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대구시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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