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작은 질서를 보면서···”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변에서는 ‘제14회 한국잼버리’ 행사시작을 알리는 개영식이 저녁 시간대에 실시되었다. 지역을 둘러가는 아름다운 강변에서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국내 스카우트와 해외 스카우트들 약 1만 여명이 모여 자연 속에서 함께하는 개척정신을 기리는 행사로 참가자들은 행사기간 내내 다양한 교류활동을 하게 된다. 비록 한여름의 폭염 속에서 집과 같이 편안하지 않은 야외활동이지만 다들 생기넘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해가 완전히 저물고 어두운 가운데 행사가 시작되면서 지역주민과 다수의 방문인사들이 모이면서 시끌벅적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지만, 무질서에서 비롯된 안전사고와 소동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이날 행사지원을 위해 가게 된 경찰관인 나로서도 이렇게 큰 행사에 보호자 없이 집을 떠나와 모여든 세계 각국의 어린친구들을 보면서 혹시라도 있을 불의의 사고에 걱정이 되었지만, 소란스러운 행사장을 줄을 맞춰 질서를 지키며 조용히 이동하는 스카우트들의 수많은 행렬을 보면서 질서와 규칙이란 것이 이런 곳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쓰이는지를 새삼 알 수 있었다.
부끄럽지만 매일 식구들에게 타박을 받으면서도 아직도 끊지 못한 담배 생각이 절로 났지만, 곳곳에 있는 어린 친구들이 질서를 지키면서 생활하는 것을 보면서 혹시나 그들에게 나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잠시 쉬는 시간에는 행사장 먼발치까지 걸어 나와 숨어서 담배를 피게 되었다. 물론 거기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또 다른 어른들도 있었다.
행사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내빈들이 자리를 비우고 이윽고 축하공연이 시작될 때쯤에 혹여나 기분이 들뜬 청소년들이 돌발행위를 하지나 않을까 싶었지만 다들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즐겁게 공연에 심취한 모습을 보면서 늦은 밤이지만 우리 아이들도 여기에서 그들 사이에 끼어 같이 즐겼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도 잠시나마 갖게 되었다.
질서를 지킨다는 것, 법을 지킨다는 것 참으로 귀찮기도 하고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잼버리 행사를 보면서 그 질서와 규칙들이 오히려 가장 편리하고 안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덕분에 속옷이 젖도록 내가 오늘 흘린 땀은 적어도 보람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감사드린다.
나에게 기본을 다시 알려준 그들에게······
달성경찰서 화남파출소 경위 장준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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