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신뢰 회복-“인사를 잘 합시다”
혼자 사시던 독거노인이 돌아가셔도 이웃에서는 며칠 씩 알지 못했다는 뉴스가 왕왕 들리는 요즘이다.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지역공동체의 연대가 허물어졌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국민의 신뢰를 받고자 하는 경찰로서는 갈수록 더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서, 강신명 경찰청장님이 취임사에서 왜 ‘신뢰의 위기’라고 말씀하셨는지 이해 될 법하다.
지역경찰이 길을 가며 동네사람들과 안부 인사를 주고받으며 동네주민의 아이가 몇 학년 올라가는지도 알고 있는 그러한 모습은 TV드라마나 시골 오지에서만 가능한 현실인가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고, 이 갈증은 새내기 경찰관으로서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 경찰이 국민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경찰이 될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던 중 한 가지 개인적인 경험이 떠올랐다. 경찰관이 되기 위해 공부하던 때부터 다니기 시작하여 요즘에도 근무가 없는 날 이따금씩 다니는 대구시내의 한 오래된 커피숍이 있다. 그 커피숍은 가격이 싸고 맛이 좋은데 처음 내가 갔던 날은 불친절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가면서 내가 먼저 이런저런 말도 걸고 웃으며 인사하자 상대방은 첫인상과는 전혀 다른 태도로 나를 반겨주었고, 지금은 언니라고 부르며 오랜만에 가더라도 굉장히 친근하게 반겨준다.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가 처음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인사와 미소였다.
인사는 왜 중요한 걸까? 나라마다, 시대마다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세상 어디에도 인사법이 없는 곳은 없다. 그만큼 인사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될 행위양식이고, 그들 사이 연대감형성의 출발은 인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실마리는 인사였다, 나는 왜 우리 화원파출소의 파훈이 ‘인사를 잘하자’인지, 왜 이 파훈을 액자에 넣어 파출소 안에 걸어놓고 항상 보이도록 하였는지 깊은 속뜻을 헤아리게 되었다. 우리 화원파출소 파훈의 의미는, 상사에게 인사 잘하고 예의를 갖추라는 뜻이 아닌, 인사를 통해 국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가도록 노력하여 신뢰받는 경찰이 되자는 의미였다.
동료 상호간, 파출소에 오는 민원인, 나아가서는 순찰 때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은 매우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사복차림의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인사를 하면 의아해 할지 몰라도, 제복 입은 경찰관이 웃으며 인사를 하게 된다면 그 인사를 받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반갑고 든든할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니 참 뿌듯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전국의 모든 경찰관이 이렇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고 적극 실천한다면 이것이 가져올 파급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신뢰받는다는 것, 이것은 의외로 쉬운 일이라 느껴진다.
인사,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아무 것’이 아니다.
달성경찰서 화원파출소 순경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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