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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초당(梅山草堂) 팔경(八景)

비슬신문 2020. 9. 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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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초당(梅山草堂) 팔경(八景)

 

매산초당은 시산 채영걸(是山 蔡瀛傑,1611~1649) 선생이 1644년에 지은 것으로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梅谷里)에 존재했다. 채시산은 매산초당 8경을 남겼다.

1경은 梅谷春風(매곡춘풍)으로 매곡의 봄바람을 노래하였다. 매곡은 매래곡(梅來谷), 마곡(馬谷), 말실 등으로도 불렀다.

習習谷中風(습습곡중풍): 산뜻한 바람이 골짜기로 불어오고

回溫天必功(회온천필공): 봄기운이 돌아오니 반드시 하늘의 공이로다.

看無來去跡(간무래거적): 둘러보아도 오고가는 자취는 없고

唯有萬千紅(유유만천홍): 오로지 천만가지 붉은 매화꽃뿐이라네.

 

2경은 蓮沼秋月(연소추월)인데, 연소의 가을 달을 노래하였다. 연소는 매곡리 연화(蓮花)마을에 존재했다.

晶晶沼面月(정정소면월): 깨끗하게 연소에 비친 달이여

雲盡桂方發(운진계방발): 구름이 사라지자 계수나무가 피어나네.

君子在玆中(군자재자중): 군자가 이 가운데 존재함으로

丹心終不沒(단심종불몰): 본심을 끝까지 지킬 수 있네.

 

3경은 龍山夏雲(용산하운)으로 와룡산(臥龍山)의 여름 구름을 노래하였다. 당시에는 와룡산을 용산이라 불렀다.

靄靄山頭雲(애애산두운):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산위의 구름이

飛騰彩五文(비등채오문): 오색의 무늬로 날아오르는구나.

俄看峰萬疊(아간봉만첩): 별안간 봉우리가 여러 겹이더니

還作兩霏紛(환작양비분): 도리어 부슬부슬 비가 되어 내리네.

 

4경은 馬嶺冬雪(마령동설)인데, 마령(馬嶺)의 겨울눈을 노래하였다. 마령은 마현(馬峴)이라고도 하며, 다사읍 이천(伊川)리에서 하빈면 현내(縣內)리로 넘어가는 마천산(馬川山) 고갯마루를 말한다. 현재는 이현(伊縣)고개라 부르는 곳이다.

飄飄嶺上雪(표표령상설): 눈이 흩날리는 마천산 고갯마루에

毛縮又淵澈(모축우연철): 풀은 시들고 연못은 맑구나.

揔是白花春(총시백화춘): 여기 모든 눈 봄꽃들을

論詩看自悅(논시간자열): 시상(詩想)을 생각하며 바라보니 기쁘구나.

 

5경은 洛江暮帆(낙강모범)인데, 낙동강 저물녘에 돗단배를 노래하였다.

蕭蕭江口帆(소소강구범): 한가로운 강어귀의 돛단배여

何彼中流泛(하피중류범): 어찌하여 저 강 가운데에 떠 있는가.

但願去來人(단원거내인): 단지 왕래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敬能不怕陷(경능불파함): 빠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중함이라네.

 

6경은 琴浦朝鴈(금포조안)으로 금호강 포구(浦口)의 아침 기러기를 노래하였다.

點點浦洲鴈(점점포주안): 멀리보이는 포구의 기러기들이

相飛一似串(상비일사관): 떼를 지어 나는 것이 하나로 꿴 듯하네.

誰能春色裏(수능춘색리): 누가 능히 봄기운 가운데서

領取一行還(영취일행환): 일행들과 함께 가지고 돌아올지.

 

7경은 伊川垂柳(이천수유)인데, 이천의 늘어진 버들을 노래하였다. 정이천(程伊川)은 중국 송나라 정이(程頤, 1033~1107)를 말한다. 정이천은 하남에서 태어났다.

細細川前柳(세세천전유): 실개천 앞의 버들이여

誰能隨此久(수능수차구): 누가 능히 오랫동안 따라할까.

河南夫子生(하남부자생): 하남의 정이천(程伊川)이 태어나기를

應待自心守(응대자심수): 응당 나의 마음을 지키며 기다리리.

 

8경은 泗水紅日(사수홍일)인데, 사수(泗水)의 붉은 해를 노래하였다. 사수는 현재 대구 북구 사수동을 말한다. 니구산(尼丘山)은 중국의 산동성(山東省) 곡부현(曲阜縣)에 있으며 사수(泗水)와 이어져 있다고 한다.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이 니구산에서 공자(孔子)를 낳았다고 전하여진다.

果果泗上日(과과사상일): 솟아오르는 사수의 해

便自尼丘出(편자니구출): 문득 니구산(尼丘山)에서 나오네.

祗向天中來(지향천중래): 다만 하늘 가운데를 향해 오르니

萬邦明似一(만방명사일): 온 세상이 하나같이 밝구나.

 

 

다사향토사연구회 소장 최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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