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을 이어온 당산제에 이어 소통과 화해의 지신밟기 한마당”
달성군 현풍 성하리 주민들
“어라 어라 성주야~~ 이 성주가 뉘 성주냐 에이라 지신아~~ 지신밟자 지신아”
천왕대를 앞세우고 앞소리꾼의 구성진 성주가락에 맞춰 풍물꾼의 신명나는 굿거리 장단이 주민들의 어깨를 저절로 들썩이게 한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지난 5일 달성군 현풍면 성하2리 물문마을은 진종일 풍물 장단이 떠나지 않는다.
전통 세시풍속을 즐기며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고 마을 공동체적 유대를 끈끈하게 하고 소통과 화해를 지신밟기 한마당으로 한해를 시작하는 작은 마을의 축제다.
이날 지신밟기에 앞서 주민들은 열흘 전부터 마을 뒤편에 자리잡은 수령 5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높이 13m, 둘레 4m인 느티나무 당산목 (구마 고속도로 마산방향 현풍휴게소 내)에 치성을 드렸다. 신당주변을 청결히 하며 금줄을 두르고 황토를 뿌려 놓고 부정을 막기도 했다. 또한 제관은 생기복덕<生氣福德>을 가려서 더러움을 타지 않은 몸과 마음이 깨끗한 사람을 선정한다. 상가 출입이나 장기간 외지출타를 금하고, 개고기 등 궂은 음식을 피해야 하며 언행도 삼가하고 근신해야 한다고 한다. 음력 초열흘인 지난달 28일에는 주민들이 미리 준비한 제물을 정성스레 차리고 풍물을 울리며 당상신을 천왕대에 내려 모시는 엄숙한 제례를 거치기도 했다.
이날 대보름 동제는 제관의 고유제를 시작으로 동민이 태평하고 무탈 무해를 비는 당산제를 마치고 마을회관에서 대동회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도 함께 꾀했다. 물문 마을의 당산제 연원은 정확한 고증은 없지만 마을 원로들은 500년 이상 동제가 전승 되었을 것이라고 추증한다. 또한 당산제와 당산목에 관련된 일화도 많이 구전 되고 있다. 100년 전 주민들이 당산제를 모시던 중 인근 산에서 갑자기 내려온 멧돼지가 제사상을 뒤엎고 소란을 피우자 멧돼지가 그 자리에서 즉사 했다고 한다. 1976년 구마고속도로 공사 중에 현풍휴게소 건립을 위해 마을 수호목인 당산나무를 베어내려 하자 불도저의시동이 갑자기 꺼지는 기현상도 주민들이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신묘한 당산목에 얽힌 기이한 일화가 숱하게 많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당산목의 음덕으로 마을이 태평하고 마을을 지켜줬다고 굳게 믿는다. 더불어 주민들은 항상 당산목에 경외심을 가지고 보호에 앞장서고 있으며, 자연과 더불어 자연의 혜택속에 함께 하려는 주민들의 겸손한 마음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번 당산제를 주관한 제관 백인봉(62세)씨는 “전통 세시풍속이 현대화로 인해 차츰 사라져 가는 것 같아 너무 아쉽고 젊은 층들의 관심 또한 멀어져 가고 있어 500년 동안 연면히 이어온 명맥이 끊어질까 두렵다. 전통문화 보존에 지자체에서 좀 더 많은 관심과 후원을 바란다” 고 담담하게 말한다.
2whysik@naver.com 이외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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