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아카시 꽃을 찾아 벌 날다! 벌과 함께 사는 전성옥 양봉가를 만나다.

비슬신문 2024. 5. 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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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 꽃을 찾아 벌 날다!
벌과 함께 사는 전성옥 양봉가를 만나다.
 
아카시 향기 그윽한 계절이다. ‘아카시아’라고 하면 꿀, 꿀이라고 하면 벌을 생각하게 된다. 벌은 꿀을 생산하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꿀은 숙취 해소에도 좋고, 감기로 목이 따끔따끔할 때 따뜻한 물에 한 숟가락 넣어 마셔도 좋고, 요리할 때 넣어도 좋다. 이맘때가 되면 꽃을 찾아 양봉가들은 전국을 다닌다.
벌에는 토종벌과 양봉이 있는데 토종벌은 동양종 꿀벌을 말하며 꿀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벌은 4km 밖에서도 향기를 맡을 정도로 향기에 민감하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하듯 양봉가들에게는 이맘때가 가장 바쁜 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지면에서는 꿀을 채취하기 위해 꽃을 찾아 전국을 다니는 전성옥(옥포읍 본리리) 양봉가를 만나 벌과 꿀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벌과 함께 사는 전성옥 양봉가를 만나다



여성으로서 양봉 일을 하기에 힘들 텐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습니까?
▶각 가정에 꿀이 있을 겁니다. 저도 해마다 몇 병의 꿀을 사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직접 생산하면 더 깨끗하고 좋은 꿀을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2통으로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벌통 수가 늘어나게 되었고 올해가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데 그 수가 300통입니다. 날씨가 더울 때는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벌에 쏘여 응급실에 가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들이 그만두라고 합니다. 시작한 일이라 그만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일 년 내내 관리해야 하지만 바쁜 시기가 그리 길지 않은 3주 정도이기에 좋은 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의 종류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벌에는 여왕벌, 수벌, 일벌이 있습니다. 벌집에는 약 2만~5만 마리의 벌이 있는데 그 중에 여왕벌은 단 한 마리입니다. 여왕벌은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여왕벌이 되는데 벌통을 나가 단 한 번의 외출로 여러 마리의 수벌과 교미하여 500∼800만 개의 정액 세포를 받아 저장낭에 저장하였다가 하루에 700∼6,000개의 알을 낳습니다. 봄철에는 하루 평균 2,000∼3,000개의 알을 낳고, 평생 150만 개의 알을 낳으며 교미 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벌통에만 있지 외출하지 않습니다. 

수벌은 여왕벌과 마찬가지로 알, 애벌레, 휴면, 번데기를 거쳐 수벌이 됩니다. 벌 중에서 체구가 크고 무거우며 교미 외에는 하는 일이 없습니다. 봄철 분봉기 때에는 많은 수벌을 양성하고 유벌기가 끝나는 가을에 추방당합니다. 잔인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렇게 하는 건 일벌이 꿀의 소모를 줄이기 위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벌의 지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벌은 알, 애벌레, 휴면, 번데기를 거쳐 일벌로 태어납니다. 일벌은 여왕벌의 유정난에서 생성되며 성적으로는 암놈이지만 불완전하여 번식하지 못하며 체구가 작습니다. 수명은 유밀기(꽃에서 꿀이 분비되는 시기)에는 1∼2개월, 겨울철은 4∼6개월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평생 집단 구성원들을 위해 외부로부터 식량을 모으는 일과 청소, 적이 침공할 때에는 몸을 희생하는 일 등, 자신을 희생하면서 집단을 유지하는 일을 합니다. 가장의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요.
일벌은 또한 출방 1주일 내의 어린 벌은 벌통 내 청소, 애벌레 기르기 등 벌통 내에서 가벼운 일을 하고 1주일부터 2주일 사이의 벌들은 밀랍(분비물)을 분비하여 벌집을 만들고 왕유(王乳.될 새끼를 기르기 위하여 꿀벌이 분비한 하얀 자양분의 액체)를 분비하며 온·습도와 환기조절 기능을 수행합니다. 2주일 이상 된 벌들은 꽃과 꽃가루수집, 봉교(나무나 수액에서 수집한 물질과 벌의 타액선에서 나온 효소가 섞여 만들어지는 천연 항생물질)와 물 수집 등 야외작업을 전담하고, 늙은 벌은 외적 침입 방지와 수벌 수를 조절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벌의 습성과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벌은 냉혈동물의 일종으로 온도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관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를 느껴 서양의 벌 사육기술이 도입되었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양봉은 서양종 꿀벌을 말하는데 이 벌은 토종보다는 유전인자가 더 큰 편입니다. 벌에 쏘인다고 할 때 토종보다 서양종이 더 공격적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 꿀을 모으는 것도 공격적인 서양종이 더 많이 모은다고 보면 됩니다.
벌의 행동반경은 10㎞까지이지만 2㎞ 이내에서는 귀소 시간이 빠르고 수밀 능력이 양호한 편입니다. 벌통이 많지만, 벌은 자기 벌통 주위의 환경과 장소를 상대적으로 연관 맺어 벌통의 위치를 기억해두었다가 찾아갑니다. 밖에 나가서 활동할 때는 항상 태양과의 각도를 파악했다가 목적지에 가서 다시 각도에 의해 벌통의 형상에 의한 기억으로 자기 벌통으로 돌아옵니다.
벌들은 단체로 움직이고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꿀을 모으러 다니기 때문에 근면하고 행동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벌은 의사소통도 할 수 있습니다. 촉각이나 시음에 의해 의사를 전달하는데 밀원(꿀을 빨아오는 원천이 되는 식물)을 발견하면 둘레 춤으로 다른 일벌에게 장소와 방향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꼬리 춤에 의해 밀원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고 밀원이 없어지면 춤을 중지한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온도에 민감합니다. 벌뭉치(추위에 견디기 위해 벌집 안에서 왕벌을 중심으로 빽빽이 뭉친 것) 내에 봄철부터 애벌레가 있으면 35℃로 동태 온도(벌통에서 여왕벌이 알을 낳고 일벌이 알을 보호하며 유충을 키우기 적합한 온도)를 유지하여 산란과 육아를 계속하고, 가을 이후 겨울철에는 21℃ 정도의 정태 온도(벌이 활동을 중지하는 온도)를 유지하여 벌 뭉치를 이룹니다. 여름철 기온이 높을 때는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을 공급하는 일과 날개로 선풍을 하여 온도 상승을 막습니다.
외부기온이 37℃ 이상이면 야외활동을 그만하고, 14℃에서 외부활동이 격감 되며, 5℃ 이하에서는 활동하지 못하며, -2℃에서는 얼어 죽습니다. 일벌의 체온이 10℃ 이하이면 비상하는 힘을 상실합니다.
다시 말하면 잠시만 방심하면 벌들은 폐사합니다. 충분히 먹이를 주고 추위를 이기도록 이불을 덮어주며, 추위가 더하겠다 싶으면 속이불까지 덮어줍니다. 그렇게 1~2개월 동안 벌을 잠재우는데 휴면기가 됩니다. 
이렇게 통에 갇혀 겨울을 보낸 꿀벌이 봄이 되어 날아오르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바로 배설입니다. 꿀벌의 황갈색 똥이 어디에나 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깨끗이 세탁하여 널어둔 이웃의 이불 위도 예외가 아니지요. 꿀벌이 분봉하는 시기가 되면 또 한 번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웃의 정원에 자리 잡을 수도 있으며, 더 심각한 문제는 이웃의 굴뚝이나 벽에 난 구멍 안에 봉군을 형성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꿀벌이 분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만, 항상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꿀벌이 분봉하면 재빨리 포획하여 가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판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가족들이 먹으려고 할 때는 판로를 걱정하지 않았는데 벌통 수가 늘어나면서 수익 창출을 위한 판로를 개척하는 일이 큰 관건입니다. 농협에서 수매하고 친지를 비롯해 지인을 동원하여 판매합니다.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스틱 포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이 그만큼 많아지겠지만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판매 방식을 바꾸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꿀에 함유된 효소들은 항균 작용으로 치유력이 있으며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질병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산화방지제를 함유하고 있다. 가공이나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꿀은 고온 처리된 가공 꿀보다 유익한 효소의 함유량이 월등히 높은데 마누카(manuka)와 같은 색이 짙은 꿀에는 색이 밝은 꿀에 비해 무기질과 철분 함량이 높아 소화에 좋으며 인후통, 피부 문제, 수면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있어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어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래서 각 가정에서는 꿀을 보유하고 있어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다.

우남희 기자(Woo795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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