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칠곡할매] 할머니의 첫 글씨, 칠곡의 밤을 밝히는 '빛의 기록'이 되다

더피플매거진 2025. 7. 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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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할매 시화 홍보거리’ 준공... 주민 200여 명 참석 속 성료
“내 인생 첫 시”... 주인공 할머니들의 낭송에 감동의 물결
문해 교육 성과, 주민 주도 문화 공간으로... ‘K-할매’ 문화 상징 우뚝

7월 25일, 칠곡군에서 열린 '칠곡할매 시화 홍보거리'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점등식을 진행하고 있다. @칠곡군


[칠곡(경북)=더피플매거진] 

어무이(이원순 할머니)

80이 너머도/어무이가 조타
나이가 드러도/어무이가 보고시따
어무이 카고 부르마
아이고 오이야 오이야
이래방가따

위 시는 중학교 교와서에 수록된 ‘칠곡할매’ 이원순 할머니가 쓴 작품이다. 생애 처음 배운 한글로 써 내려간 할머니들의 시(詩)가 칠곡의 밤을 밝히는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칠곡군은 지난 25일 동명지 수변생태공원에서 ‘칠곡할매 시화 홍보거리 조성사업’ 준공식을 열고, 주민들이 직접 만든 문화유산을 모두가 즐기는 공간으로 공식 개장했다.

‘칠곡할매의 밤, 이야기를 켜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재욱 칠곡군수와 지역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늦여름 밤의 특별한 시작을 함께했다. 행사는 칠곡의 대표 할머니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의 열정적인 공연으로 시작부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행사의 백미는 단연 주인공인 할머니들의 시낭송회였다. ‘칠곡할매체’의 실제 주인공인 권안자 할머니를 비롯한 다섯 명의 할머니가 무대에 올라,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자신의 시를 낭송했다.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긴 삶의 무게와 배움의 기쁨이 전해지자 객석에서는 감동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진 점등 퍼포먼스를 통해 할머니들의 시가 새겨진 조형물들이 일제히 불을 밝히자, 공원은 시와 이야기가 흐르는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로 변모했다. 한 방문객은 “할머니들의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된 것 같다”며 “작지만 깊은 이야기가 거리 전체에 스며든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에 조성된 ‘칠곡할매 시화 홍보거리’는 칠곡군이 꾸준히 추진해 온 문해 교육의 결실인 ‘칠곡할매 시집’과 ‘칠곡할매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누군가의 평생 첫 글씨가 담긴 이곳은 배움과 인생의 가치를 되새기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이 조명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할머니들의 삶과 배움, 따뜻한 이야기를 오래도록 비추는 ‘빛의 기록’”이라며, “앞으로도 주민이 문화의 주체가 되는 의미 있는 공간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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