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환자가 새장가 갔다고?
해구신을 먹으면 정말 정력이 좋아지는 것일까? 다리를 떨면 진짜 복이 나가는 것일까?
사람이름을 빨간색으로 쓰면 진짜 재수가 없는 것일까? 생일지난 후에 생일상 차리면 제사상 되는 게 맞는가? 다래끼 난 사람들은 닭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데 맞는가?
여태 살아오면서 별에 별 이야기를 다 들었다. 산모가 닭을 먹으면 애가 닭살이 된다는 이야기며 안경을 꼈거나 여자가 첫손님이 되면 하루종일 재수 없다고 했고 정월 초하루엔 여자들이 바깥구경도 못하게 한 것이 우리네 풍습이었다. 제사밥에 머리카락 들어가면 조상귀신이 그 집 애를 잡는다고 해서 머리카락 안 들어가게 얼마나 신경 썼는가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정성을 다 하라는 말이지만 그래도 그 옛날엔 제법 그럴 듯하게 들렸었다.
귀신은 다리가 없다고 해서 괜히 밤길에 만난사람 다리를 한두 번 안 걸어 본 사람 있나 모르겠다.난 여러 번 걸어 넘어트렸다. 난 귀신이 싫었기에...
하루 최소 8잔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은 1945년 영양학회에서 사람은 하루에 8잔의 수분을 소비한다는 말에 근거해 생겼다고 한다. 1945년이면 도대체 몇 년전이야? 억지로 물을 먹는 사람 여럿 보았다. 영양가가 충분하면 부모 키에 관계없이 무럭무럭 잘 큰다는 것도
30여 년 전 일본 체육교사가 쓴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소아과 학회에서 반박한 글을 보았다. 말 되는 소리를 하라고. 우리 뇌는 10%만 사용한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MRI를 보면 전부다 활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죽고 난 뒤에도 머리카락과 손톱은 계속 자란다는 말도 죽으면 피부가 쪼그라들면서 상대적으로 손톱이나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듯이 보일 뿐이고 털을 깎으면 더 굵어진다는 말도 헛말이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은 의학적 미신은 오늘도 자꾸 퍼져 나간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곁들여서.
“이 영양제 먹고 진짜 말기암 환자가 새장가 갔다니깐...우리 뒷집 사람이야.”
주치의114 대표 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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