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온다. 배 띄워라!
우리나라는 지난 5월15일부터 코로나19 방역대응과 관련하여 생활방역으로 방향을 전환함과 아울러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경제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삶에 있어서도 중병을 떨치고 일어난 사람은 온 세상이 새롭게 보이듯이, 지역사회에 있어서도 질병의 대유행 이후에는 과거와 단절하는 삶을 설계하게 된다. 흑사병 대유행이 신(神) 중심에서 르네상스를 초래했듯이 코로나19 또한 제1·2차 세계대전보다 단시간에 지구촌을 강타하여 모든 걸 단박에 뒤집어놓고 말았다.
미국을 실례로 든다면, 코로나19는 단 4개월 만에 양대 세계대전보다 더 많은 176만 명의 확진자에 10만3천 명의 사망자를 내었다. 경제는 더욱 말이 아니다. 최근 미국 노동통계국이 내놓은 일자리 통계를 보면 5월 실업율이 16%를 넘어섰고, 향후 1930년대 경제대공황 20%를 넘어서는 24%까지 예상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취업비율은 100%로, 심지어 부녀자까지 산업현장으로 끌어들였으며,“뭉치면 살고 훑어지면 죽는다.”라는 슬로건으로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은 물론 군사대국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뒤집어놓은 현상에서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특히 대구시는 우리나라 확진자의 과반을 차지하기에“특별재난구역”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그 과정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다. 코로나19로 입은 대구시의 상흔을 슬기롭게 치유하고 넘어간다면 “문화시민으로 코로나를 극복한 명예로운 대구”라고 자화자찬도 가능할 것이다. 현실의 어려움을 넘어선 미래지향적인 자세가 우리모두에게 필요하다. 이곳은 가장 많은 피해지역이고, 상처로 말하면 성한 곳 하나 없이 곪아터졌다. 이런 점에서“코로나이후 경제회복계획”을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생각하기 전에 먼저 요청하고 설득해야 한다. 대구출신 대통령이 있었던 과거처럼 알아서 밥상을 차려줄 리가 없다.
그런데 대구는 포스트코로나에 대해 너무 조용하다. 물론 골치 아픈 담론과 설득전보다‘열손재배’가 무사태평이다. 나중에“TK홀대론”이란 ‘전가의 보도(傳家之寶刀)’에 칼날만 세워 잘 싸우기만 하면 다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여건이 예전만큼 녹록치가 않다. 또다시 그렇게 했다가는“잃어버린 20년 대구경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27년째 GRDP 꼴찌를 자랑해도 체면은 서지 않는다. 작년 7월4일 일본 한국경제보복대응책으로 “국산화와 역외유출기업의 회귀정책”에도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 볼 때는 대구시는“강 건너 불”로만 여기는 것 같다.
또다시 이번 포스트코로나19에도“발등에 떨어진 불”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왜냐하면, 정부의 “그린뉴딜”에 대한 시민의 담론은 전혀 없다. 너무 조용해서“대풍전야”처럼 불안스럽다. 시민의 욕심으로는 대구가 가장 먼저 입안하고,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디자인하며, 법제화를 중앙정부에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 선인들이 하신“드는 돌이 있어야 얼굴이 붉어진다.”는 말씀처럼 대구시가 먼저 i) 대구시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포스트코로나플랜을 마련하고, ii) 시의회를 통해서 예산 및 재원확충방안을 결정하고, iii) 필요한 자치입법과 법제화를 위한 정부에 건의하고 설득해야한다. iv) 당장 역외유출기업에 역내회귀를 종용할 실효성 있는 TFT를 구성해서 방법론과 재원확보 등을 강구해야 한다.
한편, 달구벌 선조들은 위기란 “위험을 가장한 천재일우의 기회”라 했다. 반드시 전화위복하라는 진정한 의미를 후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주역(周易內傳)에선“궤짝 속 호랑이의 위험” 사례를 들고 있다. 호랑이에 물리는 위험과 구경꺼리와 먹거리를 만드는 기회를 가르쳐주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는 대구시민에 있어 불확실성만 제거한다면 천재일우의 기회다. 특히 역외기업회귀에 있어, G1미국과 G2중국이 자국기업의 본국회귀을 위해서 경제전쟁까지 하며, 유럽 선진국에다가 이웃나라 일본까지도 2조 엔을 투입해 본국회귀정책을 실시하고 있기에, 대구는 태풍급 순풍에 돛만 달고 방향타만 잡고 있으면 순항할 수 있다.
이제는 과거처럼 i) 청와대에서 대구행 특송 선물보따리도 없고, ii) 국회에 계신 의원님들이 인정스럽게 크게 한 주먹 집어주는 손길은 생각하지 마라, iii) 싹쓸이로 더 이상 TK예산홀대론도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 왜냐하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4차산업이란 장벽이 무너져 난공불락(요새)의 다리가 되었다. 대구의 역외기업회귀의 설득논리는: i) 국경봉쇄 및 자국보호방벽이란 최악을 생각하면 인건비 상승보다 소재·부품·장비 및 거래 공급사술에 안정화, ii) 첨단기술과 고품질의 상품을 위한 성력화(省力化)와 스마트화, iii) 인공지능 플랫폼기반의 산업단지로 재생, iv) DGIST, 테크노파크 및 연구단지의 RND협업의 본격화가 될 것이다.
코로나가 창궐할 때도 사재기도 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여 전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대구시민이 자랑스럽다. 포스트코로나도 가장 모범적으로 대처하는 대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구광역시의회 예결위원장 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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