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2021년, 아모르 파티(Amor Fati)

비슬신문 2021. 1. 8. 15:28
반응형

2021, 아모르 파티(Amor Fati)

 

 

강성환 대구광역시의원

 

2021년은 60갑자로는 신축년(辛丑年)이며 '하얀 황소의 해(白牛之歲)'입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신축년의 주요사건으로는 1721(경종 2) 실권을 장악했던 노론(老論)이 정치적 목적으로 연잉군(영조)을 왕세제로 책봉하고 대리청정(代理聽政)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유배를 당했던 신축옥사(辛丑獄事)가 있었습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19008월에 서구열강 8개국 연합군이 의화단운동을 진압하고 청나라 베이징(北京)을 점령한 다음 190197일에 청나라 정부를 압박해 불평등조약을 체결했던 신축조약(辛丑條約)이 있었습니다. 가장 근래의 1961년 신축년에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 공화헌정체제(2공화국)를 무너뜨린 5.16군사정변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신축년, 한 가지 분명한 건 지난해 지구촌을 뒤덮었던 코로나19 감염병의 그늘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 '새로운 일상(new normal)'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백신(Vaccine) 약제의 개발로 코로나19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고, 지긋지긋한 집()콕 생활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숨 막히는 '깔딱 고개'를 올라왔으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슬슬 내려가는 즐거움도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지혜로 선점한 위상을 유지하여 지구촌 국제시장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국제적 표준을 제시하고 글로벌 지도자로서의 역할도 맡아야 합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말을 빌리면 도포 자락이 넓으면 학춤 추기는 좋다(廣袂善舞).”는 현상이 올 한해에 생겨날 것입니다. 중국 마고소양(麻姑搔痒) 고사에서 손톱이 길면 등 긁기에 좋다.”고 했습니다. 즉 생각지도 않았던 일에서'~~풀림(萬事亨通)'이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에는 반드시 나쁜 액이 많이 덮치는 법이다(好事多魔).”는 선인들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모든 것이 잘 풀릴 신축년을 맞이하여 두 가지만 언급을 하자면, 하나는 내 탓이요(Mea Culpa).”, 다른 하나는 닥친 운명을 받아들여라(Amor Fati).” 입니다.

지구촌 사람들은 모든 책임을 네() 탓으로 돌립니다. 조상 탓, 부모 탓 등으로 남 탓만을 입에 달고 삽니다. 1986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강조했던 메아 쿨파(Mea Culpa : 내 탓이요)”의 정신이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내 탓이요!(反求諸己)”운동으로 한때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올해는 4.7 보궐선거가 있고, 2022년 대선후보자가 결정되기에 서로 남 탓 공방이 심각해 질 것입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모두가 내 탓이로다(Mea Culpa. Mea Culpa. Mea maxima culpa)”라는 자성이 지도자부터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인간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love of fate, 運命愛)는 의미의 라틴어 '아모르 파티(Amor Fati)'로 운명관을 표현하였습니다. 2020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며 인기를 얻었던 노래도 '아모르 파티(amor fati)'입니다. 지난 6월 코로나19가 극심했던 때에 아내가 가요교실에 갔다 와서 불렸던 걸 더듬어 보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라는 노래가사가 새로운 의미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올 한해도 지금 이 순간을 잡아라(Carpe Diem)”라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끝으로 신축(辛丑)년 한해는 움츠리고 있었던 모든 희망과 꿈을 자신에게 펼쳐(伸縮) 보이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한 세상은 어디입니까?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是) 지금 생사가 있는 이 곳, 내가 발 디디고 서 있는 이 곳입니다.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모든 분들의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