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산에 은둔해 살았던 함안 조씨 한덤마을의 조길방 가옥 인적이 뜸한 산길을 달린다. 바쁘지 않으니 서두를 것도 없다. 그 흔한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간간이 보이는 이정표를 보며 간다. 차창을 여니 초록이 와락 차 안으로 들어온다. 라디오를 끄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 새소리에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다. 얼마 만인가. 멀고 먼 길은 아니지만 혼자 떠나는 즐거움을 누린다. 목적지의 이정표가 눈앞에 있다. 하마터면 놓칠뻔했다. 핸들을 급하게 왼쪽으로 돌려 오르막길을 오른다. 차가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길이 목적지로 이끄는 것 같다. 가파르다는 신호를 보낼 즈음, 서너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나왔다. 사방이 산이다. 만 첩첩 둘러싸여 술래도 찾기 힘든 이곳에 대 여섯 집이 마을을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