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조씨 부덕불】
함안조씨며느리, 석상(石像)으로 다시 태어나다!
갈실 마을 풍년 들다
달성군은 개청 100주년을 맞아 달성의 뿌리를 찾고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달성을 빛낸 인물 27명을 발굴하여 현풍스포츠파크 인물 동산에 흉상을 제작하였다. 분명 27명을 발굴하였는데 인물 동산에는 26명뿐이다. 나머지 한 사람은 누구일까?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
그 사람은 함안조씨 며느리로 26명이 모두 남자인데 반해 유일하게 여자다. 우리는 그녀를 논공읍 노이리에서 인물 동산의 흉상과 달리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합장한 채 인자하게 웃는 모습의 석상(石像)으로 만날 수 있다.
노이리는 산골마을이라 하더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달성군청에서 논공읍사무소로 가다가 금포교를 건너기 직전, 좌회전하여 천변을 따라 가다 오른쪽의 다리를 건너 좌회전해서 4km, 십리 길을 올라가면 나오는 금계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이 마을은 두 개의 계곡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계곡이 갈대로 뒤덮여 있다고 해서‘갈실’이라고 한다.
마을 초입에 노홍지(蘆鴻池)라는 저수지가 있어 가뭄에도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노홍지라고 불리지만 이 지역민들은 마을의 이름을 따서‘갈실못’이라고 부른다.
함안조씨 며느리의 부덕불(婦德佛) 석상(石像)은 이 저수지를 끼고 드라이브 삼아 달리다보면 저수지의 입수(入水)지점 길가에 있다. 부덕(婦德)은 여자가 지켜야 할 도리 또는 덕행을 가리키는 말로 불상은 아니지만 '불(佛)' 자를 넣어 불상처럼 모시고 있다는 뜻이다.
이 부덕불을 조성하게 된 경위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갈실마을은 함안조씨들이 많이 살았다. 이 집안에 지혜롭고 용모가 빼어난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효도하고 남편에게 정성을 다하며 살았는데 돌림병으로 시부모와 남편을 모두 잃게 된다. 가족을 다 잃었지만 가져온 재산이 있어 살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하지만 자식이 없고 가족이 없는 그녀로서는 사는 낙(樂)이 없었다고나 할까.
그러던 어느 해, 가뭄이 들어 논밭의 곡식이 타들어가고 흉년이 들어 다들 하늘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녀는 장롱 속에 넣어두었던 은거울을 꺼내들고 고을 원님을 찾아가 거울을 팔아서 그 돈으로 갈실마을에 못을 파달라고 부탁한다.
원님의 명령으로 못을 파던 중, 집채만 한 돌이 나오면서 작업이 더뎌졌다. 어쩔 수 없이 동네 사람들은 물론 인근 마을의 인부들까지 동원해 천신만고 끝에 그 돌을 파낸다. 돌을 파내자 천둥소리와 함께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사람들이 기뻐하는데 그 무렵, 심장마비라도 걸린 듯, 갑자기 조씨 며느리가 숨을 거둔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선행에 하늘이 감동하여 비가 내리는 거라고 믿었다. 며칠 만에 이 못에 물이 가득 차면서 가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주민들은 저수지의 물을 빼내는 농사철이 되면 조씨 가문의 그 며느리에게 제사를 드리는데 그러지 않으면 구렁이가 물구멍을 막는다고 믿었다. 사람들은 저수지를 팔 때 나온 돌에 감사의 뜻으로 그녀의 모습을 새긴 석상을 만들어 못 옆에 세우고 그녀의 아름다운 덕행을 기리고자 부덕불(婦德佛)이라고 불렀다.
부덕불은 1998년 도난당했으며 지금의 석상은 원형보다 130% 크기로 복원되어 있는데 남쪽을 등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반석 위의 부덕불은 처음과 달리 석상의 절반이 거무튀튀하게 변했다.
부덕불 앞 정자에 앉아 노홍지를 내려다본다. 만추의 아침 산색이 물에 풀어지지 않고 그대로인 풍경을 보는데 물오리 몇 마리, 푸드득 날아오른다. 새들이 떠난 빈자리, 조씨 며느리가 떠난 빈자리에 고요가 내려앉는다.
우남희 기자(Woo795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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