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벽정(暎碧亭) 팔경(八景) 2020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문산리에 존재하는 영벽정(暎碧亭)은 역사가 반백 년이 되어간다. 그 동안 영벽정을 찾아 흔적을 남긴 인물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중에 생원(生員) 윤종대(尹鍾大, 1763~?) 선생은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가 있다. 윤생원은 영벽정을 찾아 팔경(八景)을 유일하게 남겼다.
제1경은 杏灘風帆(행탄풍범)으로 행탄(杏灘)의 돛단배이다. 행탄의 위치는 매곡 취수장이 있는 곳으로 추정이 된다.
槐底坡瓈杏外通: 회나무 아래에 보옥(寶玉)과도 같은 행탄(杏灘)
夕陽微雨滿江風: 해질 무렵 강바람에 가랑비가 가득하구나.
估兒得意張高帆: 배를 탄 장사꾼은 기뻐하며 돛을 높이 올리고
片片懸歸斷靄紅: 조각구름에는 붉은 노을이 걸렸네.
제2경은 茶林烟柳(다림연류)인데, 다림(茶林)의 안개 낀 버드나무란 뜻이다. 다림의 위치는 낙동강 건너 고령군 다산(茶山) 지역이다.
茶園臨水柳千條: 차밭 강 가까이 수많은 물 오른 버드나무 가지
春色偏濃細雨朝: 봄 색이 완연한 아침 가랑비가 내리네.
會使長煙添繡障: 안개가 넓게 모이니 비단을 수놓은 듯
化工於此戱逍遙: 하늘이 조화를 부린 듯이 희롱하며 노니네.
제3경은 蓮浦皓月(연포호월)인데, 연포(蓮浦)의 밝은 달을 노래하였다. 연포는 옛 연화동(蓮花洞) 포구를 말한다.
紅蓮埋盡白蓮開: 붉은 연꽃 자취 감추자 흰 연꽃이 피고
檻外秋空霽色來: 난간 밖 비갠 가을하늘은 청명한 빛깔이구나.
坐看無形天地外: 앉아서 허공을 바라보니 바깥의 세상이라
邵翁鞭駕共徘徊: 소옹(邵雍)이 말을 채찍질하며 어정거리네.
제4경은 雲亭翠壁(운정취벽)으로 백운정(白雲亭)의 푸른 절벽이란 뜻이다. 백운정이 존재했던 위치는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彼亭誰以白雲名: 저 정자를 누가 백운이라 이름 지었나
峭翠連簷儘有情: 가파르고 푸른 처마 잇닿으니 더욱 정겹구나.
安石當年高臥志: 왕안석(王安石)은 그 해에 벼슬을 버리기로 하였지
閒翁幽趣許平生: 한가로운 노인이 그윽한 멋을 평생토록 누렸네.
제5경은 琵瑟仙霞(비슬선하)이다. 멀리 조망되는 비슬산의 아름다운 노을을 노래하였다.
缺處雙螺是好山: 이지러진 두 봉우리의 그 유명한 산
山名琵瑟㪅怡顔: 산 이름을 비슬이라 하니 모양이 더욱 부드럽구나.
仙人綠髮長相對: 신선의 고운 머릿결처럼 항상 그렇게 하고
朝暮飛霞共往還: 아침저녁으로 피어나는 노을과 함께 오고가네.
제6경은 牙琴漁花(아금어화)로 아금(牙琴)에서 고기 잡는 불빛을 노래하였다. 아금은 문산 마을 뒤편 강변에 위치한다.
牙琴之水響如琴: 아금의 물소리는 거문고 소리 같아서
千載峨洋此可尋: 옛날 백아(伯牙)의 아양곡(峨洋曲)을 여기서 찾는구나.
夜夜漁燈孤照處: 밤마다 고기잡이 등불 외로이 비추니
分明認得古人心: 분명히 옛사람의 마음을 알겠구나.
제7경은 馬川朝嵐(마천조람)으로 마천산(馬川山)의 아침안개이다. 다사읍 부곡리(釜谷里) 1번지에 존재했던 봉화대(烽火臺)를 노래한 것이다.
北峯秀色護箕躔: 북쪽 봉오리의 아름다운 경치가 기미성(箕尾星) 지키니
烽火平安二百年: 봉화대가 편안한지 이백년이 되었네.
山氣蔥籠成饙餾: 산에는 짙푸른 기운이 감돌아 수증기를 일으키고
早朝開戶望蒼然: 이른 아침 지게문을 열고 푸른 산을 바라본다.
제8경은 鳳山夕照(봉산석조)인데, 봉산의 저녁노을을 노래하였다. 봉산의 위치는 영벽정의 서쪽으로 하빈면(河濱面) 봉촌리(鳳村里)와 걸쳐 있는 산을 말한다.
欲盡夷猶強自明: 머뭇거림을 다하고자함이 아주 명백하니
六飛無奈下雲程: 육룡(六龍) 어쩔 수 없이 구름길을 따라 내려오네.
提來孝子忠臣意: 효자 충신의 헤아림으로 끌어왔으나
感慨尙存不逮誠: 감개무량함은 아직 남았으나 정성이 미치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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