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꽃, 예술과 만나다!
‘옥포예인회’를 찾아서
지난 4월 29일,‘옥포예인회’(회장. 신재한) 주최로 달성군 옥포읍 교항리 이팝나무군락지에서 제 2회‘이팝꽃, 예술과 만나다’행사를 개최하였다. 이날 행사는 자체적으로 한 1회 행사와 달리 옥포 출신 김은영 군의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달성문화재단의 참여로 풍성하게 이루어졌다. 옥포예인회(이하 예인회)에서는 국악과 색소폰 연주, 종이공예, 부채 공예 등의 체험과 시화, 사진, 그림 등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선보였다.
예인회는‘옥포에 사는 예술인들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2021년에 창립된 아마추어 및 프로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예인회가 창립 경위를 알아보기로 한다.
2021년은 달성군은 법정문화도시로 가기위해 달성문화재단 주관 하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찾아가는 음악회’였다. 음악회는 클래식 음악인들이 9개의 읍·면을 찾아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옥포읍이라고 예외일 수 없어 해야만 했다.
문화재단에서는 필자에게 음악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장소 섭외와 관객동원을 부탁했고 필자는 스케줄이 빠듯한데다 클래식이라는 말을 듣고 단번에 거절했다.
신당리는 도심 속의 농촌이다. 7할 이상이 수박, 참외 등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마을이다. 개인 일정으로 시간이 녹록치 않은데다, 만에 하나 하게 된다면 11월은 되어야 하는데 그 무렵이면 추수가 끝나고 비닐하우스를 지어야 하는 바쁜 철이다. 고단한 일과를 마친 그들을 사물놀이가 아닌 접해볼 기회가 적어 낯설기까지 한 피아노, 바리톤, 소프라노, 대금, 아코디언으로 구성된 클래식 콘서트 장으로 불러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웬만한 사람은 다 안다. 허나 더 이상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결국, 마을회관에서 하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어떻게 주민들을 불러내야 할지 막막했다. 다른 읍·면의 행사에 참석이라도 했더라면 막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화재단 담당자도 애가 타는지 어떻게 진행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예상 참여도가 얼마나 되는지 사흘이 멀다 하고 물었지만 필자의 대답은‘모르겠다’뿐이었다.
오죽하면 아파트가 밀집한 곳이라면 그나마 자연부락보다는 관객동원이 쉽다고 생각했는지 장소 변경을 권하기까지 했다. 필자로서는 낯선 동네에서의 장소 물색도 부담이 되었다. 생각 끝에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해서 전시회를 기획하게 되어
‘마실 콘서트, 가을 전시회’라고 타이틀을 정했다.
전시를 위해 서예, 그림을 전공으로 했던 분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 않던가. 고향을 떠났지만 예술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협조요청을 했고 취미로 하는 분들도 참여시켰다.
그렇게 모인 장르가 그림, 도예, 사진, 서예, 종이공예, 천아트, 시화 등이었다. 공간이 넓다고 하더라도 1인당 여러 개의 작품을 가져오면 그런대로 볼만할 것 같았다.
전시 디피는 경험자인 화가가 담당하기로 했다. 일과를 마친 고단한 주민들이 전시만 둘러보고 갈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필자가 신문기사화한 적이 있는 국악과 색소폰 연주자를 식전행사로 투입시키기로 했다. 1층은 주 무대라 미리 음향장치를 해야 해서 2층 대회의실로 정했다.
마을 입구를 비롯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 현수막을 걸고, 행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원예 조경하는 이웃 오빠에게 국화를 찬조 받기로 했다.
퇴근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방치해둔 마을회관 1, 2층을 청소했다.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가 싶었는데 처음과 달리 작품을 표구해야 한다며 비용문제를 제기했다. 무일푼이라는 것을 미리 밝혔지만 믿지 않았음이다. 비용을 따라야 하는 작품은 가져오지 말라고 하니 그제야 자비로 표구하겠다고 했고, 팸플릿 제작비를 담당하겠다는 참여자는 아마추어는 팸플릿에 넣을 수 없다는 말에 주민참여형 프로그램이라 작품 제출자 모두를 넣어야 한다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필요하다 싶은 것을 집에서 가져온다 하더라도 소소한 경비는 들게 마련인데 문화재단에서는 빵과 간단한 음료만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마을에서 하는 행사라 새마을회인 ‘일심회’ 임원들에게 취지를 알리고 협조를 구하니 천금같은 70만원을 찬조해 주었다. 옥포읍장, 옥포농협 조합장, 옥포새마을금고 이사장, 경로당을 찾아가 행사를 홍보하고, 지나가다가도 주민들을 만나면 홍보하고, 이틀에 걸쳐 마을방송으로 홍보했다.
공연장에서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일심회로부터 받은 찬조금으로 음악회를 마친 후 행운권 추첨으로 나누어줄 온누리 상품권을 구입하고, 코로나로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재단으로부터 빵 대신 받은 떡과 밀감, 그리고 찬조금으로 음료, 과자, 물 등을 구입하여 넣은 봉지를 준비하여 마치고 나갈 때 일일이 하나씩 챙겨 드렸다. 130여 명의 주민 및 이웃 읍·면에서 참석하였으니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혼자라면 할 수 없는 일을 함께였기에 가능했음이다.
힘들게 추진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자축 겸 평가의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의견이 나와 옥포예인회가 결성된 것이다.
‘예인회’라는 이름을 걸고 한 첫 행사가 이팝나무군락지에서의 제 1회‘이팝꽃, 예술과 만나다’였다. 회비를 각출하여 개최한 행사로 역시 성공적이었다.
금년 2회 행사는 앞서 말했듯, 김은영 군의원의 적극적인 협조와 달성문화재단의 지원이 더해져 행사의 규모가 커졌다. 회원 수도 늘어 12명이다.
옥포를 대표하는 예인회가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예술단체로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우남희 기자(Woo795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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