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속의 휴게실, 대장 게실증
고속도로를 가다보면 힘들만한 곳에 휴게소가 있습니다. 안전운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쉬어 가는 것이 좋겠지요.
요즘 휴게소는 특징적인 음식으로 유명한 곳도 있더군요. 문막휴게소의 횡성한우국밥, 강릉 휴게소의 곤드래 돌솥밥, 금산 인삼랜드 휴게소의 인삼추어탕 등, 지역특산물로 만든 메뉴가 다른 휴게소와 차별화를 이루었더군요. 얼마 전에는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의 칠곡휴게소에서 경부선 휴게소들의 음식 맛자랑 대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영예의 1등은 하행선 평사휴게소라고 합니다. 휴게소 음식 맛이 독특하고 좋아지면 일부러 휴게소 음식 맛보러 고속도로로 가기도 하지 않을까요.
음주운전보다도 위험한 것이 졸음운전이라고 합니다. 장거리 운전 할 때는 나와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위하여 항상 쉬어가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장 속에도 휴게실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물론 좋은 의미의 휴게실이 아니라 병 이름이지요. 하지만 뜻은 같습니다. 작은 쉬는 방이란 뜻이지요. 우리가 아는 휴게실을 한자로 쓰면 쉴 휴(休), 쉴 게(憩), 방 실(室)로 씁니다. 여기에서 휴(休)자 만 빼면 게실(憩室)이 남는데, 이것이 대장에 있는 게실입니다.
대장게실은 대장의 장벽이 약해져서 밖으로 불룩 튀어나온 부분을 가리키는 병명입니다. 안에서 내시경으로 보면 움푹 들어간 구덩이처럼 보입니다.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지만 가끔 염증이나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염증이 생긴 경우를 게실염이라고 하는데 아랫배가 이유 없이 자주 아픈 경우에 생각해 보아야 할 병중에 하나입니다. 급성으로 심해진 경우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게실은 여러 개가 동시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은 주로 오른쪽 대장에 잘 생깁니다. 서양 사람들은 왼쪽에 잘 생기지요. 생기는 빈도는 우리나라 사람보다 서양 사람에게 많이 생기는데 서양 사람들이 섬유질 섭취가 적어서 잘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래 채소를 많이 먹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단은 대장 촬영이나 대장내시경으로 합니다. 대장내시경으로 보면 대장 안에 작은 구덩이 같은 것이 보입니다. 때때로 구덩이 속에 오래된 대변이 뭉쳐져서 박혀있는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숙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치료는 복막염 증상이 있거나 출혈이 심한 경우 수술을 하게 됩니다. 합병증이 없는 단순한 게실증은 고섬유질 음식을 드시거나 섬유질을 드시기 편하게 만들어 놓은 식이섬유 제품을 복용하시면 변비를 방지하면서 게실증에 의한 통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쉬어가는 것은 늦게 가는 것이 아닙니다.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나면 못 갈 수도 있습니다. 더 안전하게 더 빨리 가기 위해서 고속도로에서는 꼭 쉬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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